카페인이 부담스럽지만 커피의 향과 맛은 포기할 수 없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디카페인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밤에 커피를 마시고 싶거나, 임산부나 심장 관련 질환을 걱정하는 분들에게는 디카페인 커피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마시는 디카페인 커피 원두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오늘은 일반 원두에서 카페인을 제거하는 방법, 즉 디카페인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디카페인 커피란?
디카페인 커피(Decaffeinated Coffee)는 말 그대로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를 말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제거되는 것은 아니며, 국제 기준상 카페인이 약 97% 이상 제거된 커피를 디카페인 커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커피 한 잔(약 240ml)에 카페인이 80~100mg 정도 들어 있는 반면, 디카페인 커피에는 2~5mg 정도만 함유되어 있습니다.
디카페인 커피 원두, 이렇게 만들어진다
생두(볶기 전의 원두)는 자연상태에서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이 카페인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가 있으며, 각 방식마다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1. 용매 추출법 (Solvent-Based Method) –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
용매 추출법은 생두에서 카페인을 제거할 때 화학 용매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비용이 저렴하고 빠르게 대량 생산이 가능해 가장 널리 쓰이는 디카페인 처리 방법입니다.
▪ 직접 용매법 (Direct Method)
- 생두를 수증기로 불린 뒤, 염화메틸렌(Methylene Chloride) 또는 에틸아세테이트(Ethyl Acetate) 등의 유기용매로 세척하여 카페인을 추출합니다.
- 이후 수증기로 다시 처리하여 잔여 용매를 제거하고 건조시킵니다.
▪ 간접 용매법 (Indirect Method)
- 생두를 뜨거운 물에 담가 카페인과 향미 성분을 추출한 후
- 이 물에 용매를 넣어 카페인만 선택적으로 제거
- 향미 성분이 남은 물을 다시 생두에 흡수시켜 풍미 손실을 줄입니다.
장점: 생산비가 저렴하고 상업적으로 효율적
단점: 화학 물질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있을 수 있음
2.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 (Swiss Water Process) – 화학물질 없이 안전하게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는 이름 그대로 스위스에서 개발된 방식으로, 물만 사용해서 카페인을 제거하는 친환경적인 방식입니다.
- 생두를 뜨거운 물에 담가 카페인과 함께 향미 성분도 추출합니다.
- 이 물을 활성탄소 필터에 통과시켜 카페인만 제거
- 남은 물(향미 성분 포함)에 새로운 생두를 담가 카페인은 제거하면서 풍미는 유지
장점: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안전하고 환경 친화적
단점: 공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 디카페인 원두 가격이 높음
3. 이산화탄소 추출법 (CO₂ Method) –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방식
이산화탄소 추출법은 **고압 상태의 액체 CO₂(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카페인만 선택적으로 추출하는 기술입니다.
- 생두를 고압 상태에서 액체 CO₂로 처리하면
- CO₂가 카페인 분자에만 반응하여 카페인을 추출
- 향미 성분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품질 손상이 거의 없음
장점: 향과 맛의 손실이 거의 없는 고급 방식
단점: 고가의 장비와 비용이 들어가며, 주로 대형 커피 브랜드에서 사용
소비자가 알아두면 좋은 팁
- 디카페인이라고 해도 카페인이 100% 제거된 것은 아닙니다.
- 커피 원두 포장에 표시된 디카페인 처리 방식을 확인하면, 자신에게 맞는 원두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화학적 처리 방식이 꺼려진다면 'Swiss Water Process' 또는 CO₂ 방식을 선택하세요.
마무리하며
디카페인 커피는 단순히 ‘카페인을 줄인 커피’가 아니라, 다양한 기술과 정교한 공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물입니다. 나에게 맞는 디카페인 커피를 고르기 위해서는, 단순히 ‘카페인 유무’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었는지를 함께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카페인에 민감한 분, 건강상 커피를 제한받는 분, 밤에도 커피를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디카페인 커피는 더 많은 선택의 자유를 줄 수 있는 멋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